투자 읽을거리

스톡워치 전체 News 글입니다.

담배인삼공사 일병 구하기 (Saving Private KT&G)

02.07/22
최준철




----------------------------------------------------------------------------------------
* 차 례 *

1. 최악의 상황에 빠진 담배인삼공사
- 온갖 악재에 휩싸인 담배인삼공사
- 악재의 완전한 반영은 새로운 기회

2. 매출정체에 대한 우려
- 고가담배 매출비중의 확대로 수익 확대
- 감가상각 등의 이유로 원가 절감 추세 지속

3. 담배인삼공사의 가치
- 고배당과 촘촘한 유통망은 최대의 가치
- 유통망은 M&A가치를 결정하는 열쇠

4. 민영화 이후 시나리오
- 외국 담배회사에 M&A될 가능성
- 자체적으로 M&A를 하여 몸집을 불려갈 가능성

5. 비판과 제언
- 인삼 부문은 그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수준
- 인삼을 세계적인 상품으로 만들려는 노력의 경주가 요구됨
----------------------------------------------------------------------------------------


- 80년대에 나온 시멘트업종에 관한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보면 ‘사양산업으로 미래 비전 없음. 사업다각화가 요구됨’ 이라고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 동양메이저, 쌍용양회 등 과거 잘나가던 시멘트업체들이 부실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시멘트업이 사양산업이기 때문이 아니라 사업다각화를 하다가 실패해서였습니다. 오히려 시멘트는 엄청난 마진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을 해왔습니다. 시멘트영업으로 인한 유보이익을 착실히 쌓아왔다면 현재 시가총액 1조가 넘는 시멘트회사를 가질 수 있었을런지도 모릅니다.

- 담배인삼공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장 이전부터 성장세에 대한 우려, 외국담배회사의 침공, 담배회사에 대한 고소 등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그 속에서도 97년부터 영업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회사에 대한 우려를 하는 동안에도 담배인삼공사는 거의 독점적인 상품인 담배를 팔아 이익을 내고 배당으로 그 이익을 돌려주고 있습니다. 이제 정확하게 담배인삼공사의 상황과 오해, 그리고 그 숨겨진 가치를 찾아 떠나보도록 하겠습니다.


1. 최악의 상황에 빠진 담배인삼공사



- 현재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보는 담배인삼공사의 상황은 최악입니다. 정말 모든 악재란 악재는 다 나와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우선 공모가가 투자자에게 매력을 주지 못하며 민영화가 연기되었고, 얼마전 이주일씨로 상징되는 금연열풍이 불어 매출에 대한 우려가 급부상했고, 담배시장 자체가 정체상태인데다가 외국 담배회사들의 공세로 시장점유율마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일례로 BAT는 한국에 직접 공장을 짓고 있고 주변에서 봐도 던힐 등의 양담배가 아무 거부감없이 피워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직 수면 위로 올라오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사례에서도 보듯이 흡연으로 인한 피해자들의 고소도 잠재적 리스크 중 하나입니다.



- 정말 더 이상 이렇게 나쁠 수 없다는 것이 담배인삼공사를 둘러싼 뉴스들을 종합해봤을 때 내릴 수 있는 결론입니다. 주가도 그에 따라 민영화 연기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더 이상 생각할 수 있는 악재는 없다고도 볼 수 있고, 이미 주가가 충분히 악재를 반영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모멘텀 투자자는 호재로 가득한 기업의 주가가 오를 때 거기에 올라타지만, 가치투자자는 악재로 가득한 기업의 주가가 떨어졌을 때 그 오해를 차근차근 점검해보며 그 투자의 가치를 평가합니다.

- 특히 현재 담배인삼공사의 배당수익률이 7월19일 종가 기준 8.7%가 나오고 있습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배당수익률은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일단 동사의 투자적인 가치는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것입니다. 과연 가격이 빠질 때 담배인삼공사가 투자하기에 무리가 없는 기업인지 점검토록 하겠습니다.


2. 매출 정체에 대한 우려



- 담배인삼공사의 매출이 정체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래 그래프에서도 볼 수 있듯이 97년에 대폭 매출이 줄어든 이후 매출이 1조5천억 수준을 왔다갔다 하고 있을 뿐입니다.



- 이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복합되어 있습니다. 우선 97년의 매출하락은 외국담배회사들의 한국시장진입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그 이후의 매출정체는 담배가격의 상승, 사회의 금연분위기 등의 요인이 작용을 했습니다. 어떻게보면 여러 요인을 분석해볼 것도 없이 담배회사의 좋은 시절은 지나고 매출이 감소하는 것은 추세적인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생활의 질이 올라가면서 국내시장만을 상대하는 담배인삼공사의 매출하락은 글로벌하게 장사를 하는 필립모리스에 비해 더 심각할지도 모릅니다.

- 그러나 담배인삼공사에 대한 대한 투자아이디어가 배당에서 시작된만큼 초점을 매출보다는 수익성에 맞추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배당의 원천은 매출이 아니라 현금흐름과 순이익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위의 그래프에서 매출과 함께 조그맣게 나와 있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실선으로 표시하면 아래와 같이 매출과는 전혀 다른 그래프가 나타납니다.



- 6년동안 매출은 정체상태이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매출하락을 경험한 97년에도 이익이 소폭 줄었을 뿐입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결국 환경의 변화에 따른 매출하락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내성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규모의 경제보다는 다른 전략을 통해 이익의 질을 높이는 구조로 변해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 담배인삼공사가 이익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두가지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 한가지는 고가제품 비중의 증가입니다.

1) 고가담배 매출 비중의 확대

- 담뱃값의 대부분은 세금입니다. 200원이 넘는 담뱃값에 대해서는 무조건 929원의 세금을 물어야 합니다. 그 명목도 참으로 다양합니다. 즉, 1500원짜리 디스를 팔면 1500원 전체가 담배인삼공사의 매출로 잡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571원만 실제 매출이라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이런 구조 하에서는 고가의 담배를 팔수록 이득이 됩니다. 세금은 929원으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 그러나 이것을 알아도 막상 실천하기는 힘듭니다. 가격을 올리면 당장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경제를 지배하는 법칙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담배인삼공사가 매출비중의 조정을 성공적으로 해낸 이유는 세가지입니다. 첫번째는 담배의 중독성입니다. 마약이 아무리 비싸도 그것에 중독된 사람은 그것을 사야하듯이 담배도 가격이 비싸도 그것을 피우는 사람은 구매를 해야 합니다. 특히 특정제품에 대한 선호가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 담배이니만큼 충성도 높은 고객은 가격저항감이 적습니다. 두번째는 아무리 고가담배라 해도 아직은 타국가에 비해 담뱃값이 싸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경우 담뱃값이 우리나라의 3배가 넘습니다. 고가라고는 해도 아직 상대적으로는 저렴하다는 인식이 존재합니다. 세번째는 아무리 담배인삼공사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졌다고 해도 79% 수준으로 여전히 높은 상태라는 것입니다. 79%면 그래도 여전히 독점이라 할만큼의 수치입니다. 따라서 아직도 소비자들이 다른 제품을 선택할 여지가 매우 적기 때문에 담배인삼공사의 가격정책을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 이 고가격 정책의 선봉에는 아래 그림의 담배3총사, 에쎄. 타임. 디스가 있습니다. 특히 에쎄는 최근 담배인삼공사의 순익을 좌우하는 주요한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 에쎄는 국내에서 만들어진 초슬림형 담배로 96년 출시되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는 전혀 주목받는 제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이 제품이 알려지면서 4년간 판매량이 7배 증가한 초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현재 에쎄 하나로 담배인삼공사는 20.18%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특징이 에쎄는 금연열풍 때에도 잘 팔렸다는 것인데 초슬림형이라는 특성이 묘하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담배 전체의 매출은 줄어도 2000원이라는 고가의 에쎄 비중이 높아지면 담배인삼공사의 순익은 유지될 수 있습니다.

2) 원가 절감

- 이익을 유지하는 다른 한가지 이유는 원가의 절감입니다. 1000원을 아끼면 1000원을 버는 것과 같다는 것은 기업의 생리입니다. 매출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용을 아끼는 것도 그만큼 순익을 올릴 수 있는 비결입니다.

- 아래 그래프에서처럼 담배인삼공사의 매출원가는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매출액이 떨어졌다는 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을 따져봐도 꾸준한 하락추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대신 판관비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데, 고가담배로 매출비중을 조정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광고비용이 지출되었기 때문입니다.



- 지금까지 담배인삼공사의 원가절감 정책도 성공적이었지만, 향후 원가절감에 대한 전망도 좋습니다. 담배는 정말 단순한 상품입니다. 잎담배를 짤라서 궐련지에 말아 필터를 붙여 곽에다가 넣는 것이 제조과정의 전부입니다. 하지만 초기에는 대규모 시설투자가 들어가게 됩니다. 기계가 워낙 고가인데다가 잎담배를 저장하는 저장탱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술개발이 필요없으므로 이후에 기계에 대한 투자가 들어가지 않게 됩니다. 따라서 기계를 오래 쓰면 오래 쓸수록 원가는 절감되고 감가상각이 되면 될수록 제조원가는 줄어들게 됩니다.

- 담배인삼공사의 감가상각 현황을 보면 취득 당시 5475억에 이르는 기계장치가 현재 56%만큼 감가상각이 끝난 상태이고, 620억의 비품은 54%만큼 감가상각이 끝난 상태입니다. 이것은 정액법이기 때문에 5년이면 기계장치에 대한 감가상각은 완전히 끝나게 됩니다. 즉 5년 후면 장부상에는 기계가 없이 실제로는 담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즉 감가상각으로 인한 비용은 점차 감소할 것입니다.

- 또한 민영화 이후 예상되는 잎담배 구매처의 다변화도 원가절감에 일조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잎담배는 품질은 좋지만 담배인삼공사의 수매가는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세계에서 품질이 가장 좋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산보다도 수매가가 비싸고, 최대의 잎담배 생산국인 중국잎담배에 비하면 몇곱절 비싼 값입니다. 따라서 구매처가 다변화되면 결정적으로 잎담배의 수매가가 대폭 떨어질 것이고 그것은 고스란히 이익으로 연결되게 됩니다.


3. 담배인삼공사의 가치



- 앞에서 담배인삼공사의 매출정체 우려는 고가담배비중의 확대와 원가절감을 통한 이익의 증가로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오해의 해소에 불과한 것이고, 결정적인 담배인삼공사의 투자가치는 다른 데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배당과 촘촘한 유통망입니다.

1) 배당

- 담배인삼공사의 최대 매력은 역시 배당입니다. 지금 같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간간이 동사에 대한 레포트가 나오는 것은 역시 고배당정책 때문입니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배당수익률이 현재 8.7%입니다. 3년 만기 국채금리가 5.73%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익이 계속 늘고 있고 배당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는 동사의 배당가치는 더욱 눈부십니다.



- 위의 그래프는 97년부터 작년까지 담배인삼공사의 주당배당금과 배당성향의 추이입니다. 작년 배당성향은 무려 63.5%에 달합니다. 그야말로 단순히 주가가 낮아 배당수익률이 높다기보다는 배당금 자체도 클 뿐만 아니라 이익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지급하는 적극적인 주주정책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또한 고배당정책은 담배인삼공사가 높은 ROE를 유지할 수 있는 근간입니다. 아래 그래프에서 파악할 수 있듯이 자본총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이지 않으면서 ROE 10%를 유지하는 것은 고배당정책에 힘입은 것입니다.



- S-Oil의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지속적인 현금흐름 없는 고배당이란 사상누각에 불과합니다. 반면 담배인삼공사는 독점과 소비자충성도에 바탕을 둔 지속적인 순이익의 증가 속에서 고배당을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추가적인 시설투자가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이익의 전부를 배당하더라도 영업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담배의 엄청난 중독성을 생각한다면 앞으로도 투자자들이 끊임없이 담배인삼공사에 우려를 하는동안 이 회사는 계속 주주에게 배당으로 그 이익을 돌려주고 있을 것임을 어렵지않게 추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담배인삼공사는 자사주매입에도 적극적이지만, 그것은 EB발행, 대주주 지분 인수 등의 용도로 사용되는 민영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므로 별도로 분석을 하지 않겠습니다.)

2) 촘촘한 유통망

- 촘촘한 유통망은 담배인삼공사가 무형적으로 가지고 있는 최대의 가치입니다. 동사의 역사는 18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해방 이후 1952년 전매청으로 거듭나면서 지금까지 장사를 해왔습니다. 그동안에 쌓인 것은 담배 만드는 기술도 기술이지만 가장 크게 축적된 자산은 유통망입니다. 시골은 물론 도서산간 구멍가게까지 담배인삼공사의 담배가 판매되지 않는 곳은 없습니다.

- 그야말로 이 유통망에다 실어나르면 우리나라 전국에서 못 팔 제품이 없다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두가지 의미를 가지는데 하나는 한국시장에 군침을 흘리지만 유통망 확장에 어려움을 겼고 있는 외국담배회사들이 이를 매우 탐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필립모리스가 크라프트 등의 식료품기업을 인수하여 담배산업에 대한 헷지도 하고 유통망에서의 시너지를 내었듯이 담배인삼공사도 내부유보된 자금으로 식료품기업을 인수해서 이 유통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이 유통망이라는 가치는 현재보다는 사실 민영화 이후 부각될 부분입니다. 만약 담배인삼공사가 어떤 행동을 취하느냐에 따라서 핵폭탄급의 파장을 미칠 수 있는 핵심역량 부분입니다. 이것은 다시 다음 장인 ‘민영화 이후 시나리오’에서 계속됩니다.


4. 민영화 이후 시나리오



- 공기업에서 민영화는 기업의 역사에 딱 한번 있는 일입니다. 이것은 마치 신인상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신인상이란 가수건 연기자건간에 자신의 커리어에 있어서 단 한번 탈 수 있는 상이기 때문입니다. 달리 얘기하면 담배인삼공사의 민영화는 투자자가 노릴 수 있는 단 한번의 기회이기도 합니다.

- 피터린치는 민영화가 되는 기업에 대해 ‘앞뒤 가리지 말고 무조건 사라’라는 말을 했고 실제로 민영화되는 전기, 통신 회사 등에 투자하여 큰 수익을 냈습니다. 민영화 이후에는 기존의 독점이 거의 유지되면서 공기업일 때의 비효율이 크게 제거되는 변곡점에 주목을 했기 때문입니다.

- 그러나 저희가 담배인삼공사에 주목하는 것은 마치 Free Agent가 되면서 몸값을 높여 텍사스 레인저스로 옮긴 박찬호 선수처럼 민영화를 계기로 고배당 외에 새로운 가치가 부각되며 M&A가치가 크게 부각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즉, 민영화 이후에는 동사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 외에도 M&A가치가 포함되면서 몸값이 크게 뛸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치 현재의 케이블TV SO들이 M&A가치를 인정받으며 프리미엄이 얹어진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 이런 담배인삼공사의 M&A가치를 염두에 두면서 민영화 이후의 두가지 시나리오를 그려보도록 하겠습니다.

1) 외국담배회사에 M&A 될 가능성

- 한국의 담배시장은 매우 매력적입니다. 앞에서 언급했지만 담배의 가격이 외국에 비해 아직까지 낮아 가격상승의 여지가 크고, 선진국에 진입한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술소비, 담배소비가 매우 높은 것도 우리나라입니다. 이미 미국, 유럽 등에서 성장의 한계를 맞고 있어 개발도상국 위주로 빨리 글로벌하게 이익을 챙겨야 하는 외국담배회사에게 한국시장은 탐을 낼만한 시장이 아닐 수 없습니다.

- 특히 외국담배회사 중에서 한국시장에 적극적인 곳은 필립 모리스입니다. 이미 말보로를 국내에 시판한지 14년이 되었고, 현재 BAT가 공장까지 짓고 있긴 하지만 98년 직접 회장이 한국에 찾아와 김대중 대통령과 만났을 정도로 물밑 작업을 하고 있는 곳이 필립 모리스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역사를 보면 해외진출 주요전략은 현재의 담배회사가 민영화될 때 이를 인수하는 방식입니다. 소련이 무너졌을 때 동구권에 진출하여 현지 담배회사를 마구 사들여 시장점유율을 독점 수준까지 올린 경험이 있고, 이것을 진두지휘한 제프리 바이블 회장이 아직까지 CEO를 맡고 있습니다. 따라서 담배인삼공사의 민영화 때 필립 모리스는 드러나지 않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 그런데 이들이 노리는 것은 담배인삼공사의 공장도, 브랜드도 아닌 바로 앞서 언급한 전국에 퍼져있는 촘촘한 유통망입니다. 이들이 아무리 유통망 확보에 투자를 한다 하더라도 단시간 내에 이 정도까지 확장하는 것은 힘이 들뿐 아니라 투자회수가 불투명해서 리스크가 있습니다. 게다가 담배인삼공사의 시가총액이 3조인데, 동사가 가진 자본총계만 해도 2조7천억인 것을 고려한다면 제품브랜드와 유통망의 확보 면에서 담배인삼공사의 인수는 무조건 남는 장사입니다. 한국시장에 의욕만 있다면 동사의 인수는 그들의 유일한 대안일 뿐 아니라 민영화는 딱 한번 도래하는 기회입니다.

- 그러나 국민 정서나 업종의 특성상 외국담배회사의 담배인삼공사 인수는 불가능한 일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로만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그들은 시나리오에 따라 동사의 민영화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과거 불가능하게 보였던 담배시장개방을 슈퍼301조를 발동하여 이루어낸 것이 이들입니다. 또한 자본시장의 상황도 변하고 있습니다. 이미 국민은행도 골드만삭스라는 외국계회사가 주인입니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시나리오 상에서 이들의 움직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2) 자체적으로 M&A를 하여 몸집을 불려갈 가능성

- 외국담배회사의 담배인삼공사 인수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기는 하지만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민영화만큼이나 M&A가 연기되거나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상존합니다. 이 시나리오의 근저에는 농민들의 반발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 앞서 원가 쪽에서도 언급했지만, 담배인삼공사의 잎담배 수매가는 세계최고수준입니다. 그 이유는 국내 잎담배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서 정부가 인위적인 가격정책을 적용시키기 때문입니다. 달리 얘기하면 담배인삼공사가 외국계로 넘어가게 되면 이런 수매가는 유지될 수 없고 결과적으로 담배농가들이 고사하게 됩니다. 이런 사실을 농민들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외국담배회사의 M&A 시도가 정권이 바뀌고 나서 선심성 정책의 일환으로 무위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다음 정권이라고 얘기한 것은 민영화완료가 현 정부의 관심사로 서둘러 이루어지기는 하겠지만, M&A는 시간상 결국 그 다음 정권에서 결정을 내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 그렇게 되면 민영화가 된 담배인삼공사가 취할 수 있는 입장은 단 한가지입니다. 필립 모리스처럼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다른 음식료 회사를 인수해서 담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들을 헷지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인수할 업체만 잘 고른다면 성공가능성이 있는데, 그것 또한 동사가 광범위한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데에서 기인합니다. 담배에서의 캐쉬플로우와 유통망을 이용한 음식료에서의 캐쉬플로우 양 축이 생긴다면 민영화 이후 담배인삼공사는 또 한번 달라질 수 있습니다.


5. 비판과 제언



- 담배인삼공사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담배뿐만 아니라 인삼도 만들어냅니다. 과거에는 직접 인삼도 다루었지만 99년 홍삼사업부문을 100% 자회사인 한국인삼공사로 분사를 시켰습니다. 비록 분사한 업체라 해도 자본금이 2149억으로 크고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모회사의 실적에 분명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기 때문에 점검을 해보아야 합니다.

- 인삼은 담배와 함께 독점품목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가 과거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었던 세계 1등 품목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위상은 매우 초라하기만 합니다. 세계시장에서 중국산에 자리를 내주는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미국산 인삼에게까지 밀리고 있습니다.

- 흔히 담배인삼공사는 담배로 건강을 해치고 인삼으로 건강을 회복시켜주는 병주고 약주는 회사라고 합니다. 달리 얘기하면 담배에서의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제품포트폴리오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담배사업부문 매출의 28분의 1에 지나지 않는 인삼(홍삼)부문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물론 외견상으로 보면 아래 그래프에서처럼 한국인삼공사의 실적은 나쁘지 않습니다. 매출액도 계속 증가하고 있고 영업이익도 작년 421억을 기록했습니다.



- 하지만 세계적으로 될 수 있는 품목을 가지고 이 정도밖에 실적이 안 나오는지 묻고 싶습니다. 게다가 면세점 등 내수시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실적은 대부분 내수에서 나온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인삼공사가 자회사로 세운 홍콩법인이 작년 적자를 내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하는 것입니다.

- 인삼은 역사적으로 Korea가 브랜드를 쌓아둔 유일한 상품이고, 삶의 질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은 현대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또한 서양사람들은 최근 대체의학에 심취하여 동양의학에 관심이 많습니다. 인삼이 얼마든지 동양을 대표하는 약재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그러나 담배인삼공사가 인삼에 대한 프로모션에 얼마나 집중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 인삼 부문은 경영을 잘하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하면 장기적으로 글로벌 제품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담배인삼공사의 한 축입니다.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도 좋고 제품포트폴리오를 다양화시키는 것도 좋지만 일단 보유하고 있는 사업 중에서 돈이 될 수 있는 것을 캐쉬카우로 왜 만들지 못했는지를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동 기업분석 리포트 – 담배인삼공사 편

written by ‘한국형 가치투자 전략’ 저자


애널리스트 김민국
neominde@hanmail.net
애널리스트 최준철
wallstreet@korea.com


  • 예측투자 - 부크온
  • 스톡워치 계속 무료료 이용하는 법
  • 예측투자 - 부크온

제휴 및 서비스 제공사

  • 키움증권
  • 한국투자증권
  • 유진투자증권
  • 하이투자증권
  • 교보증권
  • DB금융투자
  • 신한금융투자
  • 유안타증권
  • 이베스트증권
  • NH투자증권
  • 하나금융투자
  • VIP자산운용
  • 에프앤가이드
  • 헥토이노베이션
  • IRKUDOS
  • naver
  • LG유플러스
  • KT
  • SK증권
  • 이데일리
  • 줌
  • 키움증권
  • 한국투자증권
  • 유진투자증권
  • 하이투자증권
  • 교보증권
  • DB금융투자
  • 신한금융투자
  • 유안타증권
  • 이베스트증권
  • NH투자증권
  • 하나금융투자
  • VIP자산운용
  • 에프앤가이드
  • 헥토이노베이션
  • IRKUDOS
  • naver
  • LG유플러스
  • KT
  • SK증권
  • 이데일리
  • 줌